
대구의 3대 막창으로 말하자면 구공탄막창, 걸리버막창, 그리고 단지막창이 있다. 사실 대구에서 막창을 처음으로 맛본 식당은 구공탄이 아니다.
우연한 계기로 대구여행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친구들과 막창집에 간 적이 있었다. 첫 대구여행이었는데 그때는 지금처럼 블로그가 잘 발달하지도 않았고 블로그를 하는 사람도 별로 없어서 어쩌다 찾아간 양념막창집의 내가 느낀 막창의 처음이자 마지막 기억이었다.
그때 먹었던 양념 막창도 나쁘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있었지만 다른 지역과 비교해서 특별함은 느끼지 못했다.

많은 시간이 지나고 내가 대구에 잠깐 머물게 될줄은 상상도 못 하고 있었는데 대구에 잠시 정착하게 되었다. 오래 머물 곳은 아니었기에 관광객처럼 열심히 맛집을 찾곤 하는데 최근 먹었던 대구 사람들이 추천하는 맛집들은 거의 다 맛있었다.
괜히 대구 10미가 있는 게 아닐 정도로 맛있는 식당도 많고, 대구만의 특색이 있는 음식점들이 많은 것을 느꼈다. 특히 대구에는 프랜차이즈식당보다 오래된 식당들이 많은 점이 좋다.
프랜차이즈점도 좋긴하지만 특정 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 메리트가 있는 식당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막창 하면 대구! 대구 하면 막창! 대구가 막창이 유명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유명한 막창집이 정말 많다. 막창, 곱창 골목이 있을 정도로 다양한 이름의 식당들이 많이 있다. 그중에서도 대구 사람들 사이에서 대구 3대 막창이라고 불리는 대표적인 3곳을 알게 되었다.
사실 막창이 맛있으면 얼마나 맛있겠어 하겠지만 확실히 다르다.
구공탄막창을 처음 먹었던 날 느꼈다. 여태까지 먹었던 막창은 막창이 아니었구나...

구공탄막창은 대구 서구 평리동에 본점을 두고 있고, 남구 대명동에도 분점이 있다. 나는 두 번 다 남구 대명동에 위치한 구공탄막창에 방문했지만 두 곳 다 항상 웨이팅이 있어서 저녁 피크시간을 피해야 한다.
저녁시간에 맞춰 간다면 보통 대기가 1~2시간 이므로 여유롭게 먹고 싶으면 오픈하자마자 가는 것을 추천한다.
주차는 가게 앞에 가능하지만 10대 정도만 할 수 있어서 늦게 가면 주차자리도 찾을 수 없다. 주변 골목에 주차해야하는데 쉬운 편은 아니다.
이날도 7시 이후에 방문했는데 일요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앞에 7팀정도가 대기를 하고 있었다. 테이블링 예약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직접 가서 대기자명단에 작성하고 내 이름이 불릴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만약 직원이 호명했을때 그 자리에 없으면 기다리지 않고 지나간다고 하니 주위에서 기다리며 내 이름이 불릴 때까지 잘 지키고 있어야 한다.

가게 내부는 동그란 원형 테이블에 둘러앉아 먹는 곳이다. 옛날 포차 처럼 테이블 간격이 넓지 않고 옹기종기 둘러앉아 먹는 분위기인데 딱 봐도 이곳은 맛집일 것 같은 기운을 준다.
막창은 주문하면 주문즉시 초벌해서초벌 해서 나오기 때문에 주문하고 시간이 걸리지만 초벌해서 나온 막창을 숯불 불판 위에 잠깐만 올려놔도 금세 익어서 바로 먹을 수 있다.
그전에 추억의식품 월드컵 맛기차콘 '쫀득이'를 주는데 나름 이곳의 시그니처이다. 걸리버막창에도 쫀득이를 주던데 개인적으로 불량식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쫀득이 먹는 기대감으로도 온다.
빨갛게 달궈진 숯불위에 살짝 구워주면 정말 맛있다. 식혀서 바삭바삭하게 과자처럼 먹는 것도 은근 매력 있다.

오늘의 주인공 막창!! 사진으로만 봐도 도톰하고 쫄깃해 보인다. 보통 우리가 막창집에 가서 막창을 먹을때에는 굽는 동안 막창이 많이 질겨지기도 하고 너무 많이 구워 반으로 줄어들어 질긴 막창을 먹을 때도 많다.
구공탄막창은 우선 초벌이 잘되어있다. 안에 육즙이 가득 머금은 상태로 나오고 살짝만 데워서 바로 먹기 때문에 막창이 이렇게 부드러울 수 있나 느낄 정도로 쫄깃함과 동시에 부드럽게 넘어간다.
은은한 숯불향까지 더해지면 아무것도 찍지않고 먹어도 전혀 비리지 않고 막창 본연의 맛도 느낄 수 있다. 막창은 잘못 먹으면 냄새가 나기 때문에 전처리도 중요하고 신선도 또한 중요하다.
구공탄막창은 막창을 못먹는 사람들도 냄새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막창을 주문하면 기본적으로 나오는 콩나물국, 간장 양파절임, 파절이, 무절임, 알배추과 깻잎쌈, 그리고 특제 막장 소스까지 반찬들이 전부 다 맛있다.


예전에는 막창을 콩가루에 많이 찍어먹었기때문에 대구에서 막장소스만 나왔을대 콩가루가 없는 게 좀 아쉬웠는데 막장소스 매력에 한번 빠지면 콩가루 생각은 사라진다.
쌈장같이 생겼지만 콩을 베이스로 만든 소스이다. 진짜 콩이 가득들어있어서 먹으면 땅콩처럼 고소하고 맛있다. 연한 쌈장에 땅콩소스가 들어간 맛이다. 거기에 쪽파와 고추를 넣어 섞어준뒤 막창에 찍어먹으면 환상의 조합이 아닐 수 없다.
막창집마다 막장소스가 조금씩 다른데 구공탄막창 막장소스비율이 딱 맛있다. 같이 나온 알배추에 찍어먹어도 맛있고 막장소스만 있으면 씨쌈장은 필요 없다.
구공탄막창을 더 맛있게 먹는 약간의 팁이 있다면 초벌에서 나온 막창을 살짝만 구워서 바로 먹으면 질기지 않고 부드러운 막창을 먹을 수 있다. 막창은 오래 구우면 구울수록 질겨지기 때문에 적당히 뒤적거려 익혀준 뒤 바로 막장에 찍어서 먹으면 된다.
같이 나오는 된장찌개도 꼭 같이 시켜서 먹길 바란다. 볶음밥이 없어서 아쉽지만 대신 적당히 얼큰하면서 버섯이 잔뜩 들어가 국물이 진하고 시원한 된장찌개에 밥 한 공기 시켜서 같이 먹으면 볶음밥을 먹었을 때보다 속이 훨씬 편하고 깔끔하다.
대구에 와서 많은 막창집중에 어디를 가야할지 고민이라면 대구 현지인들도 강력 추천하는 '구공탄막창'을 방문해 보자.
영업시간 : (매일) 16:30 ~ 24:00
주차가능 ⭕
📍 주차공간 10대로 협소
📍 웨이팅 많은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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